아이와 함께 떠난 1박 2일 군산 근대 역사 여행
주말이면 집에서 시간을 보내길 좋아하던 아이가 “여행 가고 싶다”는 말을 꺼냈습니다.
워낙 낯선 환경을 꺼려하는 편이라 그 말이 얼마나 의외였는지 모릅니다.
아이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저도 모르게 설레는 마음으로 일정을 짰고, 그 결과 1박 2일 군산 여행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군산을 여행지로 선택한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아이에게 우리나라의 근대사를 직접 눈으로 보고,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군산은 일제강점기 당시의 건축물과 역사가 잘 보존되어 있어,
가족 단위 역사 체험 여행지로 손색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1일차 - 풍자도 반한 맛집과 군산 근대사 체험
일요일 아침 8시, 서울 강서구에서 차를 타고 출발했습니다.
네비게이션 기준으로 약 2시간 20분이 소요되어, 오전 10시 30분쯤 군산에 도착하였습니다.
첫 목적지는 청사초롱. 최근 유튜버 풍자가 출연한 ‘또간집’에 소개되어 유명해진 곳입니다.
소바와 우동이 대표 메뉴로, 담백한 국물 맛과 쫄깃한 면발이 인상 깊었습니다.
군산에 도착하자마자 든든히 배를 채울 수 있어 만족스러웠습니다.
점심 식사 후에는 아이들이 가장 기대했던 장소, 경암동 철길마을을 찾았습니다.
과거 실제 열차가 다녔던 주택가 철길을 중심으로 형성된 이 마을은 현재 다양한 간식거리와 뽑기,
추억의 놀이가 어우러진 체험형 공간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기대보다 아쉬운 점도 많았지만 아이는 뽑기 기계 앞에서 신중하게 고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다음으로 향한 곳은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이었습니다.
군산항을 중심으로 펼쳐진 근대 도시의 형성과 일본과의 무역,
수탈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가 잘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아이가 책에서만 보았던 '개항'과 '식민지 시대'라는 개념을
실제 유물과 사진으로 보며 보다 생생하게 이해하는 듯했습니다.
특히 박물관 외관도 인상적이었고, 주변의 옛 건축물들과 조화를 이루어 사진을 찍기에도 훌륭한 장소였습니다.
에이본호텔에서의 여유와 군산 로컬 감성
오후에는 에이본호텔 군산으로 이동하여 체크인했습니다.
군산 시내 중심에 위치해 있어 이동이 편리했고, 깔끔한 객실 컨디션과 조용한 분위기가 만족스러웠습니다.
잠시 쉬었다가 오후 5시쯤에는 **군산의 명물 ‘이성당’**으로 향했습니다.
숙소에서 이성당까지는 버스로 약 10분 거리였기에, 일부러 택시 대신 버스를 선택했습니다.
현지인처럼 대중교통을 타보는 것도 여행의 또 다른 재미이자 아이에게 색다른 경험이 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성당에서는 유명한 팥빵과 야채빵은 대기 줄이 너무 길어서 포기하고
새로운 빵들을 몇 가지를 구매했습니다.
빵을 담은 종이봉투에서 나는 따뜻한 향기에 기분이 절로 좋아졌고,
돌아오는 길에도 버스를 이용해 다시 숙소로 향했습니다.

저녁 식사 온담 !! 마지막 군산의 밤
저녁 식사는 인근의 온담 군산점에서 하기로 했습니다.
모던한 인테리어가 멋스러운 이곳에서는 고기까지 구워주는 센스가 너무 좋았습니다.
거기다 맛도 있었으며 공기밥!! 갓지은 밥은 정말 정성이였습니다.
홍미쌀에 지은 밥에 계란, 간장, 버터를 비벼서 먹을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도 너무 좋았습니다.
또한 메인메뉴도 아닌데 메인메뉴같은 짜글이도 너무 맛있었습니다.
아이들도 지금까지 먹었던 고기집 중에 최고라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마지막에는 가글까지 서비스!! 가성비에 분위기까지 강추입니다!!
식사 후에는 근처에 있는 초원사진관에 잠시 들렀습니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의 촬영지로 유명한 이곳은 아날로그 감성이 가득한 공간으로,
사진관 내부와 외관 모두 인생샷을 남기기에 좋았습니다.
아이와 함께 셀카도 찍고, 짧지만 추억을 남기기에 충분한 시간이었습니다.
숙소로 돌아온 후에는 TV를 보며 하루를 정리했습니다. 아이도 피곤했던지 금세 잠이 들었습니다.
2일차 - 아쉬움을 뒤로하고 서울로
다음 날 아침, 9시에 체크아웃을 하고 바로 서울로 출발했습니다.
길이 막히지 않아 약 2시간 반 만에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군산의 역사, 맛, 풍경을 두루 경험할 수 있었고,
아이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잘 다녀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여행을 통해 아이는 단순한 ‘놀이’가 아닌, 우리의 과거를 보고 배우는 즐거움을 처음으로 경험했습니다. 군산은 그런 점에서 가족 여행지로 매우 훌륭한 곳이었습니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다음에 다시 오고 싶은 여행지로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