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따스한 봄밤, 아이들과 함께한 창경궁 ‘물빛연화’ 나들이

onething-c 2025. 4. 26.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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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날씨가 포근하고 바람마저 기분 좋은 계절이 오면,

저녁 시간을 조금 더 특별하게 보내고 싶어진다.

 

햇살은 길어지고, 퇴근 후에도 하늘이 환한 봄 저녁. 아이들과 함께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선택한 곳은 창경궁이었다.

특히 요즘 창경궁에서는 야간 특별 관람 행사인 *‘물빛연화(水빛蓮華)’*가 열리고 있어,

더욱 설레는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창경궁은 조선 시대의 궁궐 중 하나로, 비교적 한적하면서도 정원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낮에 찾는 창경궁도 아름답지만, 야간에 열리는 특별 행사 때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물빛연화’는 창경궁의 밤을 수놓는 조명 예술 행사로,

궁궐 곳곳을 은은한 빛과 연꽃의 이미지로 꾸며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번 나들이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공간은 단연 춘당지였다.

잔잔한 연못 위로 퍼지는 조명과, 그 빛을 받아 은은히 반짝이는 물결은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아이들도 조용히 눈을 반짝이며 “연못에 별이 떠 있는 것 같아”라며 감탄을 연발했다.

어른인 나조차도 말을 잃고 한동안 그 자리에 멈춰 설 만큼, 춘당지의 밤은 몽환적이었다.

 

‘물빛연화’에서는 단순히 조명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궁궐의 고즈넉한 길을 따라 걸으며 우리 전통의 아름다움을 몸소 느낄 수 있다.

전각을 감싸는 불빛은 너무 강하지 않아, 조선의 시간 속을 산책하는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한다.

아이들은 곳곳에 설치된 연꽃 모양 조명을 보며 “진짜 꽃이야?” 하며 신기해했고, 그 모습이 무척 사랑스러웠다.

창경궁을 찾은 다른 가족들도 많아 아이들과 함께 걷기에도 안심이 되었고,

가족 단위 관람객들을 배려한 관람 동선이나 안내도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사람이 너무 붐비지 않아 아이들이 자유롭게 걷고 느낄 수 있는 점이 좋았다.

문화재를 가까이서 접하며, 역사와 자연, 예술이 어우러진 공간에서 보낸 저녁은

평소 일상에서 느끼기 힘든 감동을 선사했다.

 

관람을 마치고 궁을 나서며, 아이들이 “다음에 또 오자”라고 했을 때, 오늘 하루가 참 잘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한 나들이를 넘어, 가족이 함께 감동을 나누고, 계절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따뜻한 봄 저녁,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싶은 분들께 창경궁 ‘물빛연화’를 진심으로 추천드리고 싶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나들이 장소로도 손색이 없으며,

일상에서 벗어나 조용한 감성에 젖을 수 있는 공간이 되어 줄 것이다.

이번 봄, 창경궁의 고즈넉한 밤 속에서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보시길 바란다.

 

행사 개요:

  • 기간: 2025년 3월 7일(금)부터 12월 31일(수)까지, 매주 월요일 휴궁일 제외
  • 시간: 기간별로 운영 시간이 다르며, 일반적으로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운영됩니다. 
  • 장소: 창경궁 춘당지 일대
  • 관람 방식: 별도의 예약 없이 자유롭게 관람 가능하며, 기본 입장료 외 추가 비용은 없습니다.

운영 일정: 4월 15일(화) ~ 5월 18일(일): 오후 8시 ~ 9시

                  9월 10일(수) ~ 11월 8일(토): 오후 7시 ~ 9시

 

부분 상영: (2경 및 5경 상영 제외)

3월 7일(금) ~ 4월 13일(일): 오후 7시 ~ 9시

5월 20일(화) ~ 9월 9일(화): 오후 8시 ~ 9시

11월 9일(화) ~ 12월 31일(수): 오후 7시 ~ 9시

 

프로그램 구성:

창경궁 춘당지를 중심으로 총 8개의 구역에서 다양한 주제의 미디어아트 작품이 전시됩니다.

각 구역은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루며, 빛과 영상을 통해 창경궁의 역사와 아름다움을 표현합니다.

특히, '대화의 물길', '백발의 빛', '조화의 빛' 등 각 구역은 고유한 테마로 꾸며져 있어

방문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합니다.

참고 사항:

  • 프로그램은 별도의 예약 없이 관람 가능하며, 기본 입장료 외 추가 비용은 없습니다.
  • 운영 시간과 상영 구역은 기간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방문 전에 정확한 일정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휴궁일인 매주 월요일에는 프로그램이 운영되지 않으니 방문 계획 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창경궁(昌慶宮)

창경궁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조선 시대의 궁궐로,

성종(成宗, 1483년) 때 왕의 어머니와 왕비들의 거처로 사용하기 위해 건립되었습니다.

창덕궁과 연결되어 있으며, 다른 궁궐과 비교했을 때 규모는 작지만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자랑합니다.

 

창경궁은 일제강점기 때 ‘창경원(昌慶苑)’이라는 이름으로 바뀌며 동물원과 식물원으로 이용되었으나,

1983년 복원 작업을 거쳐 다시 궁궐의 형태를 되찾았습니다.

현재는 서울의 대표적인 문화재이자 역사적 장소로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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