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집안 곳곳을 정리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중에서도 옷장을 정리하던 어느 날, 문득 ‘내가 이렇게 옷이 많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계절별로 나누어 넣어두었던 상자까지 꺼내어 펼쳐보니,
청바지만 해도 다섯 벌, 비슷한 디자인의 원피스도 세 벌이나 있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이 중 일부는 거의 입지 않았거나 존재조차 잊고 있던 옷들이었습니다.
물론 다른 집에 비해 아주 많은 편은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게는 분명 '과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옷장이 점점 꽉 차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을 꺼내는 것이 부담스러워졌습니다.
정리를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옷이 많다는 사실보다 '이 많은 옷 중에서 자주 입는 건 몇 벌 되지 않는다'는 깨달음 때문이었습니다.
입지 않는 옷, 어떻게 해야 할까?
한때는 ‘언젠가 입을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옷들을 쌓아두었습니다.
하지만 그 ‘언젠가’는 거의 오지 않았고, 결국 공간만 차지하고 말았습니다.
그렇다고 몇 번밖에 입지 않은 옷을 곧바로 버리는 건 왠지 아깝고 죄책감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아이에게 물려줄 수 있을 만한 옷을 따로 구분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가 아직 어려 당장은 입을 수 없지만,
몇 년 후라면 입을 수 있을 디자인과 소재의 옷은 잘 보관해두기로 했습니다.
나머지 옷 중 상태가 좋은 것들은 기부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입지 않는 옷을 다른 누군가가 잘 활용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옷을 소비하는 방식에 대한 반성
최근에는 패션 트렌드가 너무 빠르게 돌아갑니다.
스파(SPA) 브랜드의 저렴하고 세련된 옷들이 계절마다 쏟아지다 보니,
필요하지 않아도 구매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옷장은 금세 가득 차버립니다.
나도 모르게 ‘소유’가 아닌 ‘소비’ 자체가 목적이 되었던 시기가 분명 있었던 것 같습니다.
더 나아가, 패션 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게 된 후로는 더욱 경각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의류 생산에는 엄청난 양의 물이 소모되고,
사용된 염료는 수질 오염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폐기된 옷들은 쉽게 분해되지 않아 토양과 바다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패스트패션’의 편리함 뒤에는 이런 환경 비용이 따라오고 있다는 사실이 이제는 널리 알려졌습니다.
그래서, 나는 결심했습니다
앞으로는 옷을 덜 사기로 했습니다.
지금 가지고 있는 옷들만으로도 충분히 다양하게 입을 수 있으며,
옷의 개수보다 중요한 것은 ‘잘 어울리고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이라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새 옷을 사기 전에 반드시 스스로에게 질문해볼 것입니다.
“정말 필요한가?”, “이미 비슷한 옷이 있지 않은가?”, “지금 당장 입을 수 있는가?”
그리고 가능하다면, 지속 가능한 브랜드나 리사이클 원단을 사용하는 의류를 선택하려 합니다.
나의 작은 선택이 지구를 조금이나마 지키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정리는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옷장을 정리하며 느낀 것은,
물건이 줄어들면 마음이 가벼워진다는 점입니다.
공간이 여유로워지니 오히려 옷을 고르는 시간도 줄어들고,
자주 입는 옷에 더 애착이 생겼습니다.
앞으로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의식적으로 점검하고,
필요 없는 것은 손쉽게 보내는 연습을 하려 합니다.
덜어내는 삶, 비우는 삶은 결국 더 나은 선택의 기준을 만들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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